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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 컬럼] 조직내에서 집단사고는 왜 생기는가?

심리학자 애쉬(Solomon Asch)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집단에서 개인이 어떻게 집단의 의견에 동조하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이다. 애쉬(Solomon Asch)는 실험참가자에게 A,B 두개의 카드를 보여준다. A카드에는 선분 하나가 그려져 있고, B카드에는 3개의 다른 길이의 선분이 그려져 있다. B카드에 그려진 3개의 선분 중에 하나의 선분은 A카드에 그려진 선분의 길이와 같다. 각 선분의 길이들은 한 눈에 보아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분명하다.



실험 진행자는 실험 참가자에게 간단한 질문을 한다. “B카드의 3개의 선분 중에서 A카드의 선분의 길이와 같은 것은 무엇인가요?”. 실험참가자들은 혼자 있을 때는 거의 대부분 정답을 잘 골라냈다. 너무 쉬운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명이 동시에 집단으로 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일부러 모두 B카드의 엉뚱한 선분을 A카드의 선분과 같다고 답변을 하자, 실험참가자의 70% 이상이 자신의 생각을 바꾸었다. 집단의 잘못된 의견을 그대로 따라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일까? 학자들은 다수에의 동조현상 때문이라고 말한다. 개인은 집단에 소속이 되거나 집단에 자신이 노출되는 순간 집단의 의견에 따라가고자 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은 모두 크고 작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 집단이나 조직에서 하는 개인의 의사결정은 사실은 거의 모두 집단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집단 사고이다. 집단사고는 동조 현상이 극단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동조 현상은 개인의 자유 선택에 의해서 일어나기도 하고 동조를 할 수밖에 없는 집단의 분위기 때문에 일어나기도 한다.


아무튼 별로 좋지 않은 것이다.

집단사고가 안 좋은 이유는 의사결정 방식이 만장일치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면, 다른 대안을 생각하기 어렵다. 아무도 이견을 말하거나 토를 달지 않는다. 다른 말을 하면 집단의 이익에 반하거나 집단의 신념에 반하는 사람으로 보일까 두려워한다.


그렇다면, 어떤 집단에서 집단사고가 많이 생길까? 바로 응집력이 높은 집단이다. 적당한 응집력은 좋은 것이다. 집단의 역량에 시너지를 가져오고 외부의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응집력은 집단을 폐쇄적으로 만든다. 특히, 발빠르게 혁신을 해야 하는 기업 조직에서 지나친 응집력은 구성원의 창의성을 가로막는다.

응집력이 높은 집단은 예외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거의 동질의 사람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념이 같거나, 지역 출신이 같거나, 한 회사 출신이거나, 같은 성별로만 구성되어 있으면 응집력은 높아진다. 이들 조직의 관리방식은 항상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다양성을 갈등의 주범으로 보고 배척한다. 이런 조직 분위기에서 나오는 혁신이니 창의성이니 하는 말은 모두 허울좋은 구호일 뿐이다.


“반대가 없으면 결정하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의사결정 방식이다. 집단사고를 경계한 말이다. 개인이 아무리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가졌다 하더라도 집단사고의 늪에 빠지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집단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출신을 의도적으로 다양하게 해야 한다. 집단의 응집력만을 높여서 집단의 시너지를 내는 시대는 지나갔다.




■ 칼럼니스트


임병권 한국경영자문원 콘텐츠 파트너 




▣ 경력


- 현, 연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전, 힐튼호텔 인사 전무

- 오티스엘리베이터 코리아 인사 상무

- DHL 코리아 인사부장


▣ 저서


- 8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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