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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무늬(紋)

이른 아침에 나무 밑 그늘진 곳을 보고 있노라면 작은 달팽이가 걷는지도 모를 정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땅이 몽글몽글하여 달팽이가 남기고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어 어디에서부터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 달팽이가 이동 중이므로 지금 땅에 나 있는 자국이 달팽이가 남긴 무늬인 것은 확실한 셈이다. 달팽이는 나름 짧게는 자기가 살아온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게 달팽이에 비유를 했지만, 사람들 개개인도 살아온 무늬가 있다.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왔다면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남은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다시 한 번 설계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무늬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던 나쁜 관성을 90도로 꺾을 수는 없지만 타원형을 그리며 천천히 꺾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사회도 그려가는 무늬가 있다. 그 사회의 윤리나 관습, 법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제도가 얼버무려져 개인들은 그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사회적 무늬를 영어식 표현으로 사회적 패러다임(Paradigm)으로 부르고 싶다. 패러다임은 미국의 과학철학자 겸 과학사학자인 토머스 쿤((ThomasKuhn, 1922-1996)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1962)에서 과학의 발전을 설명하기 위해서 도입한 개념으로, 한 시대를 지배하는 과학적 인식, 이론 관습, 사고, 관념, 가치관 등이 결합된 총체적인 틀로 정의하였다. 하나의 패러다임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고, 언제나 생성되고 발전하여 쇠퇴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어느 개인이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고 훌륭하다면 한 시대의 패러다임의 한 축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지금이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의 전성시대라면 방탄소년단이 노래로서 패러다임의 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한 시대의 패러다임을 이끌어 보는 것, 개인적으로는 창조적으로 살아온 증거이고, 사회적으로는 그 사회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국가적으로 세계적 패러다임을 생산해내는 나라로서 지구촌을 이끌어가는 선진국이 될 것이다. 개인이나 사회, 국가적인 무늬는 그 주체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볼 수 있는 좋은 단초이므로 그것을 바탕으로 더 좋은 방향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 칼럼니스트 고옥기 한국경영자문원 자문위원


▣ 경력 - 법무사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조정위원 - 하남시청 기간제근로자 면접위원 - 경기중앙지방법무사회 소속 법무사 -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전산화 -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집행, 경매계장 - 서울중앙지방법원 부동산 및 법인 등기관 -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신청과 - 서울행정법원 사건접수, 행정재판참여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민사재판참여 - 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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