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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칼럼 40] 임병권 교수의 워라밸(Work-Life Balance) 말고 워라블(Work-Life Blending) 하자

“일과 사생활의 균형을 찾으려고 하지마라” 아마존 CEO가 한 말이다. 그는 모두가 다 아는 글로벌 기업의 성공한 경영자이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언뜻 듣기에 의아하다. 우리가 아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들은 일과 삶을 철저히 구분하는 사람들로 알고 있다. 그들이 경영하는 기업의 문화 또한 ‘일할 때는 일하고 사생활은 철저히 보호한다’는 철학이 기본인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어한 것일까? ‘개인 생활을 희생하면서까지 회사에 충성해야 한다’는 말을 강조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가 강조한 것은 워라블(Work and Life Blending)이다. 사전적으로 해석을 해보면 ‘일과 삶을 혼합하기’이다.





KMAS(한국경영자문원) 자료

최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기업은 직원들의 워라밸을 위해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직원들도 ‘칼퇴’를 하고 개인 생활을 최대한 누리려는 노력을 한다. 이러한 경향은 거의 모든 기업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분위기다. 워라밸이 각광받는 이유는, 워라밸이 개인의 행복과 기업의 효율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월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말하지만, 사실, 일과 삶의 분리를 강조한다. 개인의 삶의 행복을 위해서는 일과 삶의 철저한 분리를 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칼퇴’를 하고 집에서는 일에 대해서는 일절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은 워라밸에 대한 생각을 바꿔 놓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재택 근무가 일반화하면서 일과 삶의 철저한 분리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생활의 영역인 집에서 수시로 zoom으로 회의를 해야 하고,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보고서를 작성해 내야 한다. 물리적인 공간과 시간을 분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하는 방식은 낯설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생산성은 높여야 하는 것이다.

워라밸이 힘든 상황에서 개인의 행복과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대안이 워라블이라고 할 수 있다. 워라밸이 일과 삶의 ‘분리’를 전제로 한다면, 워라블은 일과 삶의 적절한 ‘섞기’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워라블을 달성할 수 있을까? 제일 중요한 것은 사고의 전환이다. 물리적 공간이나 시간에 대한 철저한 분리에 매몰되기 보다는 오히려 적절하게 일과 삶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우리는 ‘칼퇴’를 하더라도 회사의 일을 퇴근 후에 완전히 잊어버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칼퇴’는 하되 과도하지 않은 수준에서 적절하게 일과 관련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재택근무 상황에서는 더욱 워라블은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Zoom 회의를 할 수 있는 적절한 작은 공간을 마련하고, 개인의 가족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시간을 확보하는 노력을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여행지에서 좋은 업무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험을 하기도 한다. 퇴근 후 산책을 하다가 문득 복잡한 문제가 정리되기도 한다. 이런 경험들은 모두 좋은 워라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은 많을 수록 좋다. 억지로 이러한 경험을 억제할 필요는 없다.

내가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할 때, 많은 경영자들의 일하는 방식은 워라블에 부합하였다. 그들은 근무시간을 초과해서 회사에 남아 있지 않는다. 휴가를 반납하고 일하는 경우는 절대로 볼 수 없으며, 장시간 근무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항상 퇴근할 때 노트북을 휴대한다. 집에서도 이메일을 작성해서 보내거나 보고서를 정리하는 것은 다반사다. 휴가 때도 노트북을 가지고 간다. 중요한 이메일 수신을 하고 답장도 보낸다. 물론, 중요하고 긴급한 일에 한한다. 일과 삶을 유연하게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KMAS(한국경영자문원) 자료

지금은 일과 삶의 분리가 힘든 시대이다. 일하는 공간의 개념도 변하고 있고 일하는 시간도 분리하기 어렵다. 가상의 공간과 시간에서 많은 비즈니스가 확산되고 있다. 일과 삶의 분리가 아닌 일과 삶을 적절히 혼합하는 워라블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 칼럼니스트

KMAS(한국경영자문원) 자문위원 임병권 교수




◈ 경력

- 명지전문대학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저서 <8시간>

- 힐튼호텔 인사 전무

- 오티스엘리베이터 코리아 인사 상무

- DHL 코리아 인사부장

- 현대카드 과장


출처 : 어떠카지TV(http://www.kajitv.com)